아이 낳고 키우고 싶은 사회
안녕하세요.저는 5살 된 딸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입니다.답답한 마음에 적어보려고 올리는 글이니 공감도 가볍게, 비공감도 가볍게 해주시면 좋겠습니다.요즘 사람들이 아이를 안 낳는 이유를 여러가지로 들죠.사교육비가 무섭다거나, 사회가 불안하다거나, 불임 혹은 난임이라거나, 결혼하고 가정을 꾸리는 것 자체를 기피한다거나...예외의 경우도 있기는 하겠지만, 어찌되었든 제가 생각했을 때 가장 주된 이유로 꼽히는 것은 결국 경제적으로 어렵다.인 것 같습니다.집 구하는 것도 돈, 맞벌이 해야하는 시대인데 아이를 어떻게 키우는지도 돈, 사교육비나 양육비 등도 모두 돈이죠.혹자는 여성으로서의 경력 단절을 기피하기 때문에 아이 낳기를 싫어한다고 하기도 합니다.그러나 이 문제를 다른 관점에서 보면 이것 또한 경제적 문제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즉, 여성이 아이를 낳아야만 하고 엄마 몸에서 태어난 아이라서 엄마 품을 더 편안하게 여기고 엄마 몸에서 식량이 나오는 상황이니 대부분의 육아는 엄마가 담당하게 되는데, 육아를 하기 위해 경제적 생산활동을 중단해야 하는 것에 대해 불만 혹은 ‘불안’을 느낀다는 거죠.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방안도 이에 따라서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가장 대표적인 예로 주택문제를 해결해 주겠다고 하죠.다음으로 양육비를 지원해 준다고 합니다.한편으로는 맞벌이를 할 수 있도록 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비용의 부담 없이’ 맡길 수 있도록 한다고 합니다.대체로 불만족스러우나 마지막의 정책을 보고 진심으로 출산장려에 대해 희망이 없다고 느꼈습니다.아이를 왜 낳을까요?키우고 싶어서 낳습니다.사랑스러운 아이와 하루를 함께하고, 양육하며 보람을 느끼고, 가정을 꾸렸다는 뿌듯함을 느끼고 싶어서 낳습니다.아이를 낳는 것은 아이를 키울 수 있다는 희망의 표현입니다.그런데 ’아이를 낳기만 해라, 그럼 키우는 건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 있도록 하겠다.‘라는 정책을 보고 기가 찰 수밖에 없었습니다.그럼 아이를 왜 낳습니까?내 새끼 내가 돌보지도 못하고, 내가 사랑해 주지도 못할텐데 왜 아이를 낳아야 합니까?예전에는 아이를 의무감과 책임감으로 낳고 길렀습니다.그 이전에는 아이가 노동력이기 때문에 먹고 살기 위해 낳았습니다.그러나 지금은 아닙니다.아이는 노동력으로 치환되는 존재도 아니고, 출산할 수 있는 연령층은 더 이상 결혼하고 아이 낳는 것을 의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아이 낳는 것은 우리에게 로망입니다.결혼식을 올리고, 가정을 꾸려서 아이를 낳는 것은 삶의 로망을 채워 줄 한 부분입니다.그게 실현되지 않으니 아이를 낳지 않습니다.아이를 낳으면 지금 누리는 로망마저 망가질게 뻔하니까요.사회가 아이를 낳게 하려면 결혼하고 아이 낳는 것이 희망 찬 일이고, 낭만 있는 일이라는 것을 증명해 내야 합니다.지금의 실정으로서는 그 증명은 불가능합니다.그렇다면 손 놓고 이대로 다 같이 사라짐의 길을 따라가야 하나요?낭만이 되게 만들어야 합니다.아이를 낳았으면, 부모가 키워야 합니다.부모 중 한 명만의 노동으로도 한 가정이 먹고 살 수 있어야 합니다.부모 중 한 명의 노동이 적정한 수준이라도 그 벌이로 한 가정이 먹고 살 수 있어야 합니다.부모 중 한 명이 아이를 지속적으로 돌보고, 살피고, 내 아이를 사랑하는 방법을 알아가고, 아이를 키우는 것에서 큰 보람을 느끼고, 이것을 가정을 위해 수입을 창출하는 다른 부모와 나누며 행복을 느껴야 합니다.이게 불가능하다면 무슨 방법을 써도 출산률은 지속적으로 추락할 것입니다.불가능합니까?그래서 여성을 아이낳는 수단으로만 보고 아이 낳게 하기 위해 여아의 초등학교 입학시기를 당겨야 한다는 말을 하고 있습니까?그래서 아이는 낳기만 해라 키우는 건 다른 사람이 해줄 거다 라고 하고 있습니까?아이는 키우고 싶어서 낳는 겁니다.아이를 키울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아이를 낳는 겁니다.아이를 키울 수 없지만 낳아야 한다니, 요즘 사람들에게 그 어떤 호소력도 없는 텅 빈 말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