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처리
길가의 가로수, 공원의 숲으로 심은 나무가 커져서 이젠 그늘을 이루고 숲을 만들었다.
시민들에게 시원한 휴식처가 되어주고, 삭막한 도시에 초록의 아름다운 풍경이 되었다.
하지만 겨울이 되면 나뭇잎이 떨어져 거리를 뒹굴고, 공원을 뒤덮어 이를 쓸고 모아 자루에 담는 것도 힘겨운 일이다.
더구나 담아놓은 낙엽은 자동차로 실어 매립장으로 향한다.
나는 농사짓는 농부다.
해마다 밭에는 거름도주고 퇴비도하지만 나이를 먹다보니 힘겹다.
그런데 어느해인가 낙엽모으는 분께 낙엽을 갖고가서 밭에 좀 뿌리고 싶다고 했더니, 자루에 대구북구청이란 글자가
써져있고, 이 자루를 사적으로 갖고 갔다가 발각될시는 벌금 200만원을 부과한다고 경고가 써있었다.
그래서 청소하시는 분도 머뭇머뭇하시면서 허락을 하지 않았다.
땅에는 낙엽보다 더 좋은 퇴비는 없다. 퇴비를 갖다가 뿌리고 나서 밭갈이를 하면 퇴비와 흙이 섞여 흙과 흙사이에 유기물질이 생기고
굼벵이, 지렁이가 생긴다. 이런 지렁이와 굼벵이는 그곳에서 유기물을 먹으며 활동하느라 땅속에는 마치 밭을 가는 것 같은 현상이
발생해 산성으로 딱딱해졌던 밭이 부드럽고, 기름진 땅으로 바뀐다.
우리가 아무리 비료와 농약으로 농사를 잘 지으려해도, 땅은 딱딱해지고 지렁이와 굼벵이는 다 죽어버리며, 심지어 그곳에서 베어낸 볏집이나 식물들의 흔적조차도
다 수거해버리기 때문에 토양이 건강을 되찾기 매우 어렵다. 토양이 오염되고, 산성화 되어가서 딱딱해지는 것이다.
그곳에서 자란 농작물 또한 맛과 영양면에서 빈혈을 면치 못하고, 그런 농작물을 섭취한 인간도 건강을 유지하기 어렵다.
도시에서 모은 낙엽을 매립장에서 묻는 일은 많은 노동력이 소요된다.
북구청 적당한 알림판에 해마다 낙엽이 필요한 분은 연락해달라고하면 농민들이 지역별로 요청할 것이다.
그러면 그곳으로 갖다 주던지, 아니면 농민과 약속해서 일정장소로 낙엽을 모아 놓으면 농민들이 갖고 가는 것은 서로에게 좋은 일이다.
단지, 낙엽을 담는 청소원들에게 낙엽과 쓰레기는 분리해서 담아야한다고 말해야한다.
낙엽인줄 알고 트럭으로 한 트럭 실어 밭에 부었을 때, 각종 쓰레기가 쏟아져나온다면 낭패가 아닌가?
전에 아파트 관리소에서 낙엽을 모아놓았으니 갖고가란 말을 듣고 낙엽을 싣고 밭에내려놓았다.
자루를 열고 부어보니, 유리파편, 화분조각, 요구르트 빈병, 비닐종이, 헌 옷가지, 플라스틱 그릇깨진것, 플라스틱 조화, 천조각 등이 우수수 쏟아져 일일이
가려낸다고 쩔쩔 맨경험이 있다.
하지만 공원의 낙엽은 아저씨들에게 주의만 주면 거의 불순물이 들어가지 않고 낙엽만 담을 수 있다.
농부가 농지에 낙엽을 까는 행위는 자연과 상생하는 것이며, 도시의 길거리에서 수집한 낙엽을 농부에게 주는 행위도 도시와 농촌이 서로 돕는 일이다.
거창하게 농촌 일손돕기하며 공무원이 우르르 몰려가서 현수막을 제작하고, 사진을 찍고, 동영상으로 방송하는 실적위주에 목매지말고
농민들이 원하는 작은 사업, 낙엽을 농민에게! 라도 실현해 보는 것은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