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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모음

생각의 발자취
[ 이 생각은 2008년 04월 24일 시작되어 총 1명이 참여하였습니다. ]
독백체로 말하듯이 쓰느라고 존댓말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죄송합니다. ^^

오늘은 대운하에 대한 이야기를, 생각난 김에 한번 해보고 싶다.

우리 동네에서 걸어서 20분 정도 걸어가면,
매년 쭈구미 축제다 대하 축제다 새조개 축제다 하여, 일 년 내내
주말이면 손님들이 다녀가는 충남 홍성의 남당리가 있다.
얼마 전에 2종 항구로 승격하여, 지금 공사가 한창이다.
또다시 갯벌에 화강암 길을 내고 있다.
지역민이 바라는 바가,
지역구 국회의원의 공약이 되고, 갯벌 위에 항구가 생긴다.
지금도 동네는 바닷가라기 보다는 한쪽에 물이 있는 공사판 같은데,
우리 동네는 문명의 시행착오 중에서 하나쯤 되는 것 아닐까 생각해본다.
물론 그런 개발로 인하여, 직 간접적인 이익이 내게도 생겼다는 것은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제 투표하러 가면서 그 실체를 보고나니, 참 무참한 생각이 든다. 부끄럽다.
천수만은 조수 간만의 차가 아주 심하다.
지금 만드는 항구라는 것이, 썰물이 되면, 물이 없는 뻘...
아버지 말씀을 빌자면, 물 들어오면 항구가 되고, 물 빠지면 낙지를 잡으면 된다고 하신다.
물론 우스갯소리다.
이 나라의 예산이 어떻게 쓰이는지 보여주고 있는, 한 예라고 할 수 있겠다.

나는 경기도 평야지대의 휴전선에서, 일 년간 근무를 하였던 일반 사병, 흔히 말하는 땅개 출신이다.
파주 연천 저지대에의 철책선에는, 북한의 탱그를 막으려고 만들었다는 콘크리트 장벽이 펼쳐져있다, 높이는 보통 6미터 이상으로 기억되며, 실제 길이가 얼마인지는 모른다. 굽이굽이 이어진 것이 내가 근무하던 곳에서는 왼쪽 끝과 오른쪽의 끝을 확인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 장벽과, 통문이라고 불리던 철문을 파괴하지 않으면, 북쪽에서 내려오는 탱크는 통과하기 어려울 것 같다. 제법 효과적인 장벽이라고 생각한다.

내무반에서 근무지를 오고 갈 때, 어떤 날은 안개 속에서, 어떤 날은 깨끗하게...
삼중의 철책과, 콘크리트의 장벽과, 황금빛 경계등이 길게 굽이치며 빛날 때에는...
나는 그것이, 누워있는 거대한 한 마리 긴 용의 등지느러미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언젠가는 여의주를 물고 날아오를 아주 큰 용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어제 내린 비로, 아마도 목련은 져 내리고, 벚꽃도 다 흩어졌을 것이다.

완성된 대운하를 생각해보자.
좌우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장벽에 다름아니다.
하물며 평지에 길을 내도, 동물들이 다니는 길을 만들어야 하는데,
대운하는, 이미 갈라진 동서의 생태계까지 다르게 만들 것이다.
한강을 오가는 유람선도 돈벌이가 되지 않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좌우가 콘크리트 벽으로 막혀있는 곳을, 내 돈 내고 삼일을 가야하는 관광.
그런 관광을 즐기는 보통의 사람이 있을 리 없다.

대운하가, 길쭉한 한반도를, 삼면이 바다인 한반도를 사선으로 가로지르는 것이 분명하다면,
오늘 내 느낌은... 이것은, 경제도 관광도 아닌, 지역주의의 물리적 실현이라고 불러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우리는 각각 다른 섬에 사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양쪽으로 드높은 콘크리트 장벽의 건너에 서게 되는 것이다.

겨울을 이긴 씨앗은, 봄이 오면 싹이 튼다.
새들이 노래하고, 꽃이 피고 푸르러서 열매를 맺는다.
이렇게 아름다운 꽃들이 만발하는 세상을 두고, 콘크리트 장벽이 좌우로 펼쳐진 곳을 삼일간 지나야 한다는 것은, 혹은 구경하러 시간을 내서 간다는 것은, 가까운 분들에게는 권하고 싶지가 않다. 말하자면 요트나 보트를 타고 그런 곳을 다닌다는 것은,
높은 수당을 받고 해야 하는 일이지, 내 돈을 내고 할 일은 아닐 것이다.

어제 저녁 티비를 잠깐 보면서,

나라의 운명은 바람 앞의 등불과 같은데,
투표율 이라는 것은 사상최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현실이 기가 막히다.

민주주의 늦어지는 것은, 희망이 있으니 그래도 좋다.

하지만 당대에만큼은,
저 대 운하 만큼은 꼭 막아야 하겠다.
적어도 당대에서, 저 대운하 하나 막으면 성공하는 것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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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여기간 : 2008-05-05~2008-06-30
  • 관련주제 : 교통 및 물류>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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